
2025년 1월 23일
도메인 전문가와 기술 전문가의 콜라보를 통한 신사업 개발 : 페르보에너지의 차세대 지열 발전
2~3년전 AI가 산업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할때 가장 큰 Pain Point 중에 하나가, 사업에 대한 도메인 전문가는 AI에 대한 지식이 없고, AI에 대한 기술 전문가는 도메인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주변에 AI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tool들이 그래도 많이 발전하여, 도메인 전문가들이 AI를 도입하는데 큰 장벽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도메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AI기술까지 장착한 전문가가 그 누구 보다 높은 몸값으로 AI가 적용될 수 있는 최신 산업 전선의 전방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작년 7월 “금본위제도의 성립과 기업의 미래 준비”라는 글에서 금이 화폐로 사용되게 된 역사를 짚어 봤는데,(콘텐츠 다시 보기 Click) 화폐 역할을 하는 물질을 찾는 것이 과거의 신사업이었다고 가정하면, 결국은 '금융 학자의 입장(도메인 전문가)에서 보았을 때 화폐로서 갖추어야 할 특징들이 있을 것이고, 이에 적절한 물질을 가장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사람이 화학자(기술 전문가)라고 하면, 이 둘의 콜라보를 통하여 금은 역사적으로 좀 더 빨리 화폐로 사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전달 드린 바 있습니다.
최근에 지열 발전을 상용화 하는데 있어, 역시나 도메인 전문가와 기술 전문가가 콜라보를 통하여 설립한 스타트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페르보 에너지가 그 주인공 입니다. 페르보 에너지의 창업자 팀 라티머는 광산 기업 시추 엔지니어였는데, 하루는 MIT에서 발간한 지열 발전의 잠재력을 다룬 레포트를 보고, 시추 기술의 하나인 “프래킹” 기술을 접목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프래킹 공법은 암반에 고압의 액체를 주입함으로써 균열을 일으키는 기술인데, 이 기술을 통해 실제로 암반에 갇혀 있던 셰일 가스를 채굴할 수 있게 됨으로써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 대열에 올라서게 된 바로 그 기술입니다. 이 프래킹 기술을 지열발전에 활용하게 되면, 주입한 액체가 뜨거운 암반층을 지나가는 시간을 100배 정도 늘릴 수 있고, 이러한 기술로 기존에는 케냐나 아이슬란드와 같은 화산지대에서만 가능했던 지열발전을 지구상 어디서나 가능한 범용적이고 효율적인 청정 에너지 생산 수단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실험실에 있는 항온수조를 보면, 온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큰 수조에 미세 관을 최대한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서 그 수조를 최대한 오랜 시간 동안 지나가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 구조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페르보에너지는 구글,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2050년까지 미국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지열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 아이디어로 빌게이츠가 창업한 Breakthrough Energy Ventures를 통해 2019년 이후 총 4회에 걸쳐 투자를 받았습니다.

팀 라티머는 훗날 프래킹 기술 엔지니어는 지열 발전을 몰랐고, 지열발전 전문가들은 프래킹 기술을 모르고 있어, 빠르게 가능성을 보게 되었으며, 스스로 지열발전을 공부하고자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지열공학원에 입학하였는데, 이때 지열발전 전문가인 잭 노벨을 만나 공동으로 페르보 에너지를 창업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LG도 계열사와의 콜라보, 시너지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보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Value Chain에 있어서 계열사의 협업을 이루어 내는 것도, 콜라보나 시너지라고 할 수 있지만, 위의 페르보에너지의 사례처럼, 계열사의 기술 전문가와 도메인 전문가의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도 충분히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SUPERSTART는 LG내부에서도 이러한 혁신을 위한 콜라보가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원하며 플랫폼을 고도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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